보신각 7만명 운집…"경제 회복ㆍ정쟁 중단 소원"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16명 타종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힘차게 울려퍼진 '제야의 종' 타종소리와 함께 경인년인 2010년 새해가 밝았다.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ㆍ김대중 전 대통령 등 우리 사회의 별들을 어느 해보다 많이 떠나보낸 기축년을 제야의 종 소리로 마침표를 찍은 시민들은 기대와 희망이 가득한 경인년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영하 11.5도에 체감온도가 영하 17.5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도 보신각 주변은 행사 한시간 가량 전부터 7만명이나 되는 시민이 운집해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보신각 주변 곳곳에서는 대학생들이 풍물 공연을 하며 시민들과 함께 춤을 추고 원진을 그리는 등 새해를 맞는 벅찬 감격과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추위를 무색케 했다.
시민들은 자정 10초전부터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0'을 세는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16명의 타종인사가 보신각 계단에 오르자 환호성은 더욱 커졌고 시민들은 일제히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산악인 엄홍길씨, 10년간의 노숙생활 후 '거리의 남자'란 수필집을 펴낸 안승갑씨, 18년간 265회 헌혈한 육군상사 김종현씨, 40여년간 저소득 주민과 말기암 환자 600여명을 돌본 '파란 눈의 천사' 배현정(본명 마리헬렌 브라쇠르)씨 등 시민대표 11명은 우렁찬 종소리로 경인년의 신새벽을 알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 김경회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김충용 종로구청장도 이에 동참했다.
첫 타종을 시작으로 33번의 종소리가 보신각과 종로 일대에 울려퍼지자 시민들은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주고 받았고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도 눈에 띄였다.
이날 보신각에는 여전히 어렵기만 한 경기가 빨리 활력을 되찾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가득했고, 정쟁에 매몰돼 국민을 외면한 정치권이 하루빨리 정상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주부 김미(45)씨는 "작년 경기가 나빴는데 새해에는 호랑이 기운을 받아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고, 수원에서 온 건설업자 김모(42)씨도 "새해에는 경제 상황이 좋아져서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연인과 함께 보신각을 찾은 허모(22.여)씨는 "요즘 취직하기 힘들다는데 새해에는 성적을 더 잘 받아야겠다. 남자친구가 올해 군대에 가는데 씩씩하게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원을 말했다.
정릉에서 어머니 손을 잡고 온 12살 이상우군은 "2010년 호랑이해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성적이 반에서 중간인데 새해에는 상위권에 올라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릴 것"이라고 작은 포부를 밝혔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심대성(60)씨는 "기쁜 새해를 맞은 와중에도 국회에서는 여야가 대치중인데 새해에는 부디 대립만 하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종을 전후해서는 보신각 특설무대에서 인기 연예인 등의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이날 남산 팔각정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도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조용한 새해 기념 행사가 열렸고, 주요 교회와 성당에서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기념하는 대규모 예배와 미사가 잇따랐다.
경찰은 질서유지를 위해 광화문~종로2가, 우정국로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전의경 90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사건ㆍ사고는 없었다.
지하철은 전 노선이 종착역을 기준으로 1일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됐으며 행사장을 지나는 43개 노선 1천196대 노선버스가 임시로 주변 도로로 우회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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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16명 타종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1일 오전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힘차게 울려퍼진 '제야의 종' 타종소리와 함께 경인년인 2010년 새해가 밝았다.
김수환 추기경과 노무현ㆍ김대중 전 대통령 등 우리 사회의 별들을 어느 해보다 많이 떠나보낸 기축년을 제야의 종 소리로 마침표를 찍은 시민들은 기대와 희망이 가득한 경인년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보신각 주변 곳곳에서는 대학생들이 풍물 공연을 하며 시민들과 함께 춤을 추고 원진을 그리는 등 새해를 맞는 벅찬 감격과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추위를 무색케 했다.
시민들은 자정 10초전부터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고 '0'을 세는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16명의 타종인사가 보신각 계단에 오르자 환호성은 더욱 커졌고 시민들은 일제히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산악인 엄홍길씨, 10년간의 노숙생활 후 '거리의 남자'란 수필집을 펴낸 안승갑씨, 18년간 265회 헌혈한 육군상사 김종현씨, 40여년간 저소득 주민과 말기암 환자 600여명을 돌본 '파란 눈의 천사' 배현정(본명 마리헬렌 브라쇠르)씨 등 시민대표 11명은 우렁찬 종소리로 경인년의 신새벽을 알렸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 김경회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 주상용 서울경찰청장, 김충용 종로구청장도 이에 동참했다.
첫 타종을 시작으로 33번의 종소리가 보신각과 종로 일대에 울려퍼지자 시민들은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을 주고 받았고 키스를 나누는 연인들도 눈에 띄였다.
이날 보신각에는 여전히 어렵기만 한 경기가 빨리 활력을 되찾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가득했고, 정쟁에 매몰돼 국민을 외면한 정치권이 하루빨리 정상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주부 김미(45)씨는 "작년 경기가 나빴는데 새해에는 호랑이 기운을 받아 우리나라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고, 수원에서 온 건설업자 김모(42)씨도 "새해에는 경제 상황이 좋아져서 사업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연인과 함께 보신각을 찾은 허모(22.여)씨는 "요즘 취직하기 힘들다는데 새해에는 성적을 더 잘 받아야겠다. 남자친구가 올해 군대에 가는데 씩씩하게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원을 말했다.
정릉에서 어머니 손을 잡고 온 12살 이상우군은 "2010년 호랑이해에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성적이 반에서 중간인데 새해에는 상위권에 올라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릴 것"이라고 작은 포부를 밝혔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심대성(60)씨는 "기쁜 새해를 맞은 와중에도 국회에서는 여야가 대치중인데 새해에는 부디 대립만 하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자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타종을 전후해서는 보신각 특설무대에서 인기 연예인 등의 축하공연도 마련됐다.
이날 남산 팔각정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서도 일부 시민들을 중심으로 비교적 조용한 새해 기념 행사가 열렸고, 주요 교회와 성당에서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을 기념하는 대규모 예배와 미사가 잇따랐다.
경찰은 질서유지를 위해 광화문~종로2가, 우정국로의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전의경 90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사건ㆍ사고는 없었다.
지하철은 전 노선이 종착역을 기준으로 1일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됐으며 행사장을 지나는 43개 노선 1천196대 노선버스가 임시로 주변 도로로 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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