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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MBC 사장 전격 사퇴(종합2보)


MBC 새 이사진에 황희만ㆍ윤혁ㆍ안광한
MBC 노조 "낙하산 이사 출근저지…총파업 투표 절차 돌입"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엄기영 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MBC 이사진(보도 및 TV제작 등) 선임 강행에 반대하며 8일 전격 사퇴했다.

엄 사장은 이날 오후 방문진에 사직서를 제출,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엄 사장은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오늘 방문진의 존재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체 뭘 하라는 건지"라며 "MBC 사장을 사퇴하겠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엄 사장의 사퇴는 두 달째 공석인 MBC 이사진(보도 및 TV제작 등)에 대해 방문진 이사회가 자신의 인사안과 다른 이사진 선임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엄 사장은 MBC 이사진으로 보도 본부장에 권재홍 보도국 선임기자, TV제작 본부장에 안우정 예능국장, 편성 본부장에 안광한 편성국장을 방문진 이사회에 추천했었다.

그러나 방문진은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MBC 이사진으로 황희만 울산MBC 사장, 윤혁 MBC 부국장, 안광한 MBC 편성국장을 내정했으며, 정오께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는 이 내정안을 확정했다. 이들의 임기는 작년 12월 사표가 수리된 전임 이사진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 말까지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다음 방문진 이사회에서 후임 사장 인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우룡 이사장을 포함해 차기환, 김광동, 남찬순, 최홍재, 문재완 이사 등 여당 측 이사 6명과 엄 사장이 참석했다. 야당측 이사인 정상모, 한상혁, 고진 이사는 불참했다.

방문진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는 이사회장에 들어가려는 MBC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롯데호텔 직원, 취재진 등 40여 명이 뒤엉키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엄 사장의 사퇴 표명과 관련, MBC 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와 전국대의원대회를 잇따라 열고 향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MBC 노조는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에서 이날 선임된 이사진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보흠 MBC 노조 홍보국장은 "집행위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의결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비대위에서 총파업 찬반 투표의 일정 등을 결정한 뒤 전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 여부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국장은 "총파업 투표 외에도 낙하산 이사와 사장의 출근저지 투쟁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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