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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유족, 협상타결 소식에 오열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철거민과 경찰관 등 6명이 숨진 '용산참사' 문제가 발생 1년 가까이 해법을 찾지 못하다 30일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자 철거민 유족은 끝내 터지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용산참사범국민대책위원회가 이날 오전 철거민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강로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에서 협상 타결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위로했다.

일부 유족은 남일당 건물 안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전화통화를 하며 "어떻게 보내, 이렇게 어떻게 보내"라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아침까지만 해도 남일당 주변에서 범대위와 서울시의 협상 타결 조짐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건물 옆에는 경찰 버스 1대가 배치돼 있고 경찰병력 10여명이 주위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건물에는 '진상 규명' '정부 사죄' 문구가 새겨진 걸개가 찬바람에 흔들리는 등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오전 11시 전후로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유족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전화가 쏟아졌고, 정치권과 종교계 인사, 시민단체 회원들이 한둘씩 나타나 유족들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위로를 전했다.

유족들은 "감사하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모든 게 끝나지 않았다"며 일말의 아쉬운 기색도 내보였다.

이어 유족 5명이 각자 숨진 가족의 영정을 가슴에 안은 채 남일당 옆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정부의 뒤늦은 협상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고(故)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씨는 "며칠 있으면 365일이 된다. 공식적으로 타결됐다지만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수사기록 공개 등 정부가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씨도 "(시신을) 추운 냉동고에 둘 수가 없었다"면서도 "어차피 해결하려면 하루빨리 해결해야지 왜 연말인 이 시점에 하는지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유족들 사이에선 "이렇게 장례를 치르게 돼 허무하고 가슴이 아프다"라거나 "하느님이 마지막 날 우리 남편을 좋은 곳에 보내려고 한 것 같다"는 소리도 들렸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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