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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키워드 '호시탐탐ㆍ호시우행ㆍ호구여생'

[[머니위크 커버]2010 재테크 올 가이드/ 10계명]






남북조시대 말기인 581년. 북조 최후의 왕조인 선제가 죽자 재상 양견(楊堅)은 즉시 입궐해 국사를 총괄했다.

이때 아내 독고부인으로부터 전갈이 왔다. '大事己然 騎虎之勢 不得下 勉之'(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이므로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도중에서 내리면 잡아먹히고 말 것이니, 호랑이와 함께 끝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부디 목적을 달성하옵소서).

용기를 얻은 양견은 선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나이를 어린 정제를 폐하고, 스스로 제위에 올라 문제(文帝)라 칭하고 국호를 '수'라고 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589년, 남조 최후의 왕조인 진나라마저 멸하고 마침내 천하를 통일했다.

2010년 경인년(庚寅年). 힘찬 호랑이의 기상만큼 낙관적 전망이 쏟아지지만 여전히 숱한 국내외 리스크가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출구전략을 둘러싼 끊이지 않는 갑론을박에, 더블딥(double dip) 우려에까지 이르면 막막하기까지 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2010년에는 자산의 변동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010년 재테크 승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범을 타고 달리는 기세(騎虎之勢)'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할 수 있다.

2010 재테크의 효율적 전략 수립을 위해 은행ㆍ증권ㆍ부동산ㆍ재무설계 등 각 분야 고수 20인에게 훈수를 들었다. 전문가들의 전망 및 전략 조언을 바탕으로 개인의 재무 목표에 맞는 2010 재테크 전략을 세워보자.

◆ 전략 1. 호시탐탐(虎視耽耽)

호랑이가 눈을 부릅뜨고 먹이를 노려보듯, 날카롭게 공격이나 침략의 기회를 노려라.
'2010년은 주식의 시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말 그대로 위험이 따르지만 그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확도 큰 법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2010년은 경기와 유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가 공존하는 주식시장에는 흔치 않은 양호한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를 위협하는 요인도 많다.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 인상은 증시 상승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증시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의 예측 또한 시기적으로는 엇박자다. 어느 해보다 높은 변동성이 예견되는 해이므로 눈을 크게 뜨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상반기 1850~1900 포인트 수준까지 상승하다가 하반기 출구전략으로 인해 1650~1700선으로 밀릴 것(상고하저)"으로 전망했고, 최운선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은 "2010년은 기다림의 마음을 다스리고 기회를 포착하는 게 관건이다. 다만 3분기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상저하고)"라고 예측했다.

이와 같이 시기별로는 시각이 엇갈리지만, 조정을 겪으면서 큰 틀에서는 상승이 점쳐진다. 투자대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불호'도 거의 일치한다. 특히 국내 시장에 대한 사랑과 지지는 거의 압도적이다.

김한진 피델리티투자자문 부사장은 "한국 증시는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 가운데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했고,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로지점 PB팀장은 "2010년에는 국내증시에 투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종목으로는 국내 IT와 자동차업종 등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통한 간접투자일 경우 인덱스펀드와 성장가치주펀드를 눈여겨보라는 조언이 많았다.

비과세 혜택이 종료된 해외펀드의 경우 투자 매력이 줄어들었지만 분산 차원에서 일부 편입은 권장된다. 브라질,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비시스) 등이 주요 유망 투자지역으로 꼽혔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원자재펀드에 대한 투자(투자 자산의 10% 내외)도 전문가들의 조언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 전략 2.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虎)처럼 보고(視) 소(牛)처럼 행동(行)한다."
글로벌 위기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섣불리 움직이다가는 급격한 자산가치 변동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신중론자에겐 역시 안전자산이 가장 미더운 벗이다.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PB팀장은 "현재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수익을 높이려면, 자산의 40~50%는 안전자산에 배분하라"고 당부했다.

박경아 외환은행 대치역지점 PB팀장도 "보유 자산의 40% 정도로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금리 인상이 예고된 시기에는 "예금은 짧게" 가져가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급격히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때문에 예금 가입 시기를 무작정 늦추기보다는 특판 예금 등 우대 상품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박경아 PB팀장은 "연말연시 각 은행마다 특별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의 판매가 활기차다"면서 "연 5%대의 특판 정기예금으로 일정수준의 수익률을 확보해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겁이 나지만, 수익에 대한 미련이 남을 때는 ELS(주가연계증권)를 주목해볼 만하다.

신동일 PB팀장은 "ELS는 국내 주식형 펀드 분할매입과 변동이 심한 장세에서 상승을 예상할 때 유효한 상품으로, 2010년에는 ELS에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권장했다. 박경아 PB팀장도 "향후 국내 주식시장이 상고하저 또는 횡보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대안이 ELS"라며 "개별주식에 연동하는 ELS의 경우 변동성이 높아 KOSPI200지수 변동에 따른 스텝다운형을 추천한다"고 했다.

◆ 전략 3. 虎口餘生(호구여생)

"호랑이 입에서 살아 나와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출을 끼고서라도 집을 사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이제 부동산 불패신화에는 균열이 생겼다. 각종 연구소의 2010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도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은 "2010년 한해만 볼 때는 시중에 넘치는 단기 유동성과 정부의 집값 규제 완화, 40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 등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이 높지만, 3년 이상만 앞을 내다봐도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단기 상승을 매도 타이밍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010년엔 경매 물건도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부동산 대출 규제 확대와 금리 상승으로 적잖은 타격을 받는 가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은 실 거주 목적의 매수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강은 팀장은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곳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겠지만, 수도권 내 역세권에 입지한 소형아파트는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꼽았다.

◆전문가 20인이 꼽은 < 2010 재테크 10계명 >


1. 해외펀드보다는 국내펀드 노려라2. IT와 자동차업종 주목하라3. 증시 횡보에는 ELS로 맞서라4. 예금은 금리 인상만 기대 말고 특판 잡아라5. 인플레이션 대비 원자재 편입하라6. 출구전략에 따른 증시조정, 재투자 기회로 삼아라7. 기간, 투자 대상의 쏠림을 경계하라8. 다주택자는 단기 상승 때 던져라9. 수도권 소형 경매 물건에 관심둬라10. 노하우 필요한 분야에서 경력 쌓아라 "다양한 게임을 즐겨보세요~ 즐거운 쉼표, 머니투데이 게임 GO!"
배현정기자 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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