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4개 분과위에 소속된 국내외 전문가 71명은 밤낮으로 침몰 원인을 밝히고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를 찾는데 매달렸다.
합조단은 4월 초부터 과학수사, 선체구조 및 관리, 폭발물 유형 분석, 정보.작전분석 분과위원회 등 4개 분야별로 침몰 원인을 규명해왔다. 국내 10개 전문기관의 전문가 25명과 군 전문가 22명, 국회추천 전문위원 3명,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 24명이 참여했다.
당초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합조단은 지난 15일 쌍끌이 어선이 사고해역에서 끌어올린 어뢰부품들을 정밀 분석해 북한의 어뢰공격임을 조기에 입증했다.
합조단은 수거한 어뢰부품들이 해외 수출목적으로 북한이 배포한 어뢰(CHT-02D) 소개자료에 실린 설계도와 일치하고 후부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한 '1번'이라는 한글 표기가 군이 확보하고 있는 또 다른 북한산 어뢰의 표기방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과학수사 분과위 = 천안함 선체와 절단면,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어뢰부품에서 폭약 성분을 검출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도맡았다. 국방부조사본부의 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미국 전문가 7명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천안함의 연돌(연통)과 함미가 가라앉은 해저 모래에서 폭약의 폭발력을 높여주는 기폭제인 RDX라는 화약성분을 검출했다. RDX는 기뢰에도 들어가지만 어뢰 폭발력을 높이도록 주로 사용되는 화약성분이다.
선체와 연돌에 묻어 있는 산화알루미늄이 증거물(어뢰부품)에서 나온 산화알루미늄과 동일하다는 결정적 증거의 하나를 찾아낸 것도 이들의 분석력에서 비롯됐다.
백령도 해상에서 수거한 어뢰 파편과 군이 확보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 재질과 같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어뢰 후부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한글 표기가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 쓰여진 '4호'와 표기방법이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정보.작전분석 분과위 = 천안함을 향해 어뢰를 발사한 잠수함의 기동경로 및 북한군 통신감청 분석을 담당했다. 영국과 캐나다 전문가들이 이 분과위에 합류했다.
이들은 천안함 침몰 전후로 북한의 상어급(325t) 잠수함과 연어급(135t) 잠수정이 기동한 정황을 분석했다.
연어급 잠수정은 3월23∼24일 서해기지를 출발한 뒤 곧바로 잠항, 수중으로 은밀하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 중 노출을 우려해 서해 외곽을 우회해 침투한 것으로 이 분과위는 파악했다.
침투에 성공한 연어급 잠수정은 공격을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가 정상적인 초계활동을 위해 백령도 인근 해상으로 접근한 천안함을 발견하고 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천안함 침몰을 확인한 연어급 잠수정은 곧바로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고, 침투했던 경로를 따라 기지로 되돌아간 것으로 이 분과위는 판단했다.
◇선체.구조관리 분과위 = 천안함이 외부 폭발과 함께 두 동강 나면서 급속히 침몰한 원인을 집중적으로 규명했다. 미국과 호주 전문가 각각 4명과 3명이 합류해 분석 작업을 도왔다.
천안함 선체의 변형 형태와 절단면 분석, 첨단기법인 시뮬레이션(컴퓨터 가상실험)을 통해 선체가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천안함 좌현에서 어뢰가 폭발하면서 위로 솟구치는 폭발력과 정확한 폭발지점을 산출했다.
이 분과위는 분석결과 고성능폭약 250㎏ 안팎의 음향추적 중어뢰가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 수심 6~9m 정도에서 폭발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성능폭약 250㎏면 1천200t급 초계함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폭발유형 분석 분과위 = 수중무기 유형별 폭발 형태를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 2명과 국내 선박회사, 군 과학수사연구소 전문가들이 주축이 됐다.
천안함 침몰 초기 제기된 내부폭발과 피로파괴, 암초 충돌설 등을 규명했지만 특히 해저 장애물에 의해 천안함이 충돌했는지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서해의 깊이와 바다 밑의 성질, 암초의 위치, 조류의 방향, 항로 표지, 연안의 약도 등 바다 상태를 적어넣은 해도(海圖)를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이 기동한 해저에는 암초 등 장애물이 없었으며 암초에 의해 좌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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