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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의 핵..주목받는 '교신일지'

軍당국, 전부 공개 어렵고 부분공개 검토할듯
천안함-2함대사-속초함 '임무' 상호교신한 듯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지난 26일 천안함이 침몰할 당시 천안함과 평택의 2함대사령부, 인근 초계함인 속초함끼리 주고받은 교신내용이 이번 사고를 규명할 '핵심 키'로 부각되고 있다.

천안함이 평소 다니던 항로를 빗겨갔다가 사고가 터졌고, 속초함에서 '새떼'를 향해 76㎜ 함포를 130여발 가량을 퍼부은 것은 두 함정이 육상기지로부터 모종의 임무를 부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교신록이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 단서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 함정의 임무가 북한의 도발과 관련된 첩보였다면 이번 사고 원인이 북한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정부와 군당국은 각종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이번 침몰사고에 아직까지 북한이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꼬리를 물고 있는 각종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교신록 공개가 불가피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한점 의혹없이 공개하라"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사고 당일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쪽 연화리 앞 2.7㎞ 해상에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폭발로 두 동강 나 침몰했다. 사고 해상은 섬에서 가까워 초계함의 통상적인 항로가 아니며 고속정이 주로 임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하지만 천안함은 지난 26일 이 항로로 진입했고 오후 9시25분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함미와 함수가 절단되면서 침몰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천안함은 사고 해상을 15번 정도 다녔고 항로상으로 운용하는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고 당일 기상이 워낙 나쁘고 바람을 막기 위해 간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장수만 국방차관과 김중련 합참차장,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30일 국회로 김형오 국회의장을 방문해 30여분간 비공개로 보고한 자리에서 "그 항로는 작년 대청해전 이후에 북한이 계속해 보복을 경고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안전 확보차원에서 백령도 아래쪽 항로를 이용해왔고, 그전에도 파고가 높으면 통상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해안포와 장사정포의 타격권을 벗어나기 위해 이 항로를 선택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자리였다.

이와 함께 천안함 인근의 속초함에서 새떼를 향해 76mm 함포를 5분간 130여발을 발사했다는 것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속초함은 천안함이 폭발하면서 침몰하는 과정에서 레이더상에 미상의 물체가 포착되자 함포 사격을 가한 것이다. 합참은 이후 미상의 물체가 새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76mm 함포는 대공포가 아니라 대함용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반잠수정이나 잠수함(정)을 의심하고 집중 사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안함이 강력한 폭발로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체로 의심되는 물체를 포착하고 사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인 것이다.

이에 군 관계자는 "아군 함정이 폭발로 침몰하는 상황 보고를 받은 속초함에서는 원인 미상의 고속물체가 레이더에 포착되는 이상 경고사격을 가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 "나중에 이 물체가 새떼로 확인된 것뿐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은 교신록 공개 지적이 잇따르자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실제 공개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합참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준장은 "교신일지는 군사작전을 하는 모든 상황이 들어간 군사비밀"이라며 "어떤 수준에서 어떤 범위까지 공개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 공개 여부는 자신있게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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