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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부부, 아들 병문안 가다 '참변'


둘째 며느리 "더 적극적으로 만류했어야 했는데.."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이재현 기자 = "병원 치료 중인 아들을 보려고 기어이 먼 길을 오시다가 그만…"

30일 강원 삼척에서 발생한 시외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70대 노부부는 둘째 아들의 병문안을 가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사고로 숨진 서종호(76.부산시 영도구)씨와 이순이(71.여)씨 부부는 둘째 며느리의 만류에도 강원 동해시의 한 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아들 병문안을 위해 '부산발 속초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병원에서 남편 병간호를 하고 있던 둘째 며느리 이영란(41.여.울릉군) 씨는 "지난 16일 출타했던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다 머리를 다쳐 헬기로 동해 한 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다"며 "부산에 사는 시부모님께는 거리가 멀어 오실 필요 없다고 만류했는데…"라며 흐느꼈다.

이어 "'평소 거리가 멀어 왕래도 자주 못했는데 작은아들이 수술을 했다는데 가봐야 한다'는 시부모님을 더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했던 것이 원망스럽다"며 "기어이 이날 아침에 시외버스를 탔다는 연락을 받고 남편 병실에서 시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도착 시각인 오전 10시 50분에 맞춰 동해 버스터미널로 마중을 나가던 중 아버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아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며 "나중에 사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전화를 받아 날벼락 같은 사고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또 "병원 치료 중인 남편도 부모님 사고소식에 한동안 넋을 잃고 쓰러져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고 참담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버스 사고로 크게 다친 승객 중 러시아 국적의 부사로바 소피아(38)씨는 국내 여행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피아 씨는 "태국 방콕에서 지난 5일 한국에 입국했고 부산에 있는 친구를 만난 뒤 동해에 있는 친구를 만나려고 가던 중이었다"며 "사고 순간에는 잠을 자고 있어서 잘 몰랐지만 차가 빨리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고 눈을 뜬 순간 차가 굴렀다"고 말했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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