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함단트레이딩그룹 CEO로 임명돼
"UAE 원전 수주 후 한국 바라보는 중동인 시각 달라져"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 중동 오만 굴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에 한국인이 임명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유기준(56) 전 포스코건설 이사.
오만 함단트레이딩그룹의 CEO로 정식 임명된 유 CEO는 오는 3월 1일 취임,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체 직원이 677명에 이르며 건설 분야에서는 최상급 건축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오만 정부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 CEO가 함단그룹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7년 9월 포스코건설 아부다비 지사 개소식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빈으로 참석했던 함단그룹의 아흐메드 회장은 당시 포스코건설 아부다비 지사장이었던 유 CEO의 유창한 영어 구사력과 해박한 건설 관련 지식에 감탄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유 CEO의 오만 출장 때 종종 그를 만나 업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던 아흐메드 회장은 유 CEO가 포스코건설과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그에게 CEO직을 전격 제안했다.
이방인을 기업의 CEO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견이 사장단 회의에서 제기되기도 했지만 아흐메드 회장은 인선의 기준에 국적보다는 능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논리로 사장단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단그룹이 그를 CEO로 스카우트한 가장 큰 이유는 자사의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오만 두쿰신도시 개발, 걸프지역 철도 건설, 살랄라 항만 확장 공사 등 현재 수주를 목표로 하는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 한국 기업의 참여가 필수라고 결론지었고, 유 CEO가 자사와 한국 기업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 CEO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컨소시엄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한국을 바라보는 중동 기업인들의 시각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공기를 맞추는 성실함에 뛰어난 기술력까지 갖춘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CEO는 2007년, 3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중령으로 예편한 뒤 곧바로 포스코건설 임원으로 특채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1975년 사병으로 군에 입대했지만 30대 중반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고 이후 석사, 박사학위까지 취득하는 등 그는 배움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유 CEO는 군 복무 시절 노근리사건 진상조사 담당관, 교육사령부 번역실장, 한-미 연합사 민사과장을 역임했고, 2005년부터는 1년여간 이라크 바그다드 전후 재건복구 장교로 근무하며 중동의 정서를 몸으로 체득했다.
이라크 근무시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현장 위주의 업무 수행으로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동성무공훈장(Bronze Star Medal)을 수상했고,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그를 대통령실로 초대, 감사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유 CEO는 "중동에서 처음으로 현지 기업의 CEO직을 맡게 돼 중압감도 있지만 강한 도전정신으로 세계를 무대로 한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중동 현지 기업들이 능력 있는 한국인 CEO를 기용하는 사례가 잇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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