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무나 자유글 올리는곳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는 이유

헤어졌으면 그만이지 또 다시 만나서 잘해보자는 커플치고 오래가는 커플을 보지 못했다. 헤어진 이유야 어떻든 다시 만나는 것은 아마도 '그런 사람 다시 못 만날 것 같아'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만들어 낸 이유 같이 않은 이유가 아닐까. 예전의 잘잘못을 떠나 다시 만나면 똑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으리라 수없이 다짐하지만 또 다시 반복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한 번의 이별. 이건 정말 헤어지느니만 못하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연인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들 중 50% 이상은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다시 만난 커플들. 그리고 정말 헤어진 커플들은 그나마 시간을 절약한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헤어졌던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 정말 웃기고 있는 소리다. 만나면 얼마나 만났다고. 아직 앞길이 창창한 나이에 한번 만나 사랑한다고 말하고 헤어지는 일? 쉽게 말하면 정말 쉬운 일이다. 하지만 정말 사랑했다면 여기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앞이 뻔히 보이는 길을 또 가려고 한다면 말리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이유야 어쨌든 이미 헤어진 사이라면 다시 만날 때는 정말 헤어짐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 다시 만나서 똑같은 상황을 반복할 필요는 없으니까. 차라리 그냥 한참 아프고 말자. 그 아픔이 오래갈 수도 있지만 정말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 언제 아팠냐는 듯.

오래 만난 연인이라면 이별 후 거치게 되는 필수 코스. 정 때문에 정말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가 없다. 사랑 보다는 정에 이끌린다는 말. 한사람을 오래 만나본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분명히 그 사람을 떠나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 이외의 사람을 만나서 다시 한 번 설레는 사랑을 하고 싶었는데. 길 가다가 문득 생각나는 그 사람과의 추억이 어느새 마음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사랑보다는 그 사람과의 기억이 그리고 추억이 결국 다시 그 사람과 연결되는 고리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는 상황.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 순간이다.

그 사람이 미워서 떠난 것이 아니라 사랑이 식었다고 생각해서 떠났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다? 누군가가 들으면 ,정말 환장할 소리다. "무슨 보험도 아니고 누구 맘대로 떠났다가 누구 맘대로 다시 돌아와"라고 소리치며 따귀라도 한 대 때려주면 차라리 맘이 편하겠는데 아무말없이 받아주는 그 사람에게서 미움보다 그리움이 더 많았음을 알게 되는 순간 미안해진다. 메몰 차게 굴지 못하는 그 사람을 보면 다시 이별을 고하지 말아야지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까. 한 번 돌아섰는데 두 번이 어려울까.

정말 이건 돌아가는 사람이나 받아주는 사람이나 정말 할 짓이 아니다. 이유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만남을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니까. 오래 만나서 무디어진 것이 아니다. 원래 사랑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되었건 "그냥" 이라는 것은 이유가 없는 거니까.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만 가지고 사랑을 지속할 수 없을 뿐더러, 정말 그런 것이라면 지금껏 나를 사랑해줬던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자신만의 욕심으로 사랑이라고 서로를 속일까. 자신의 인생이 소중하듯 그 사람의 인생도 한번쯤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로 인해 아팠던 시간과 앞으로 아파해야 할 시간들을 말이다.

[mbn 아트 & 디자인 센터 조은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