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져나온 코털이며 하얀 귀지는 아무리 잘생긴 얼굴도 순간 지저분한 이미지로 바꿔버리는, 그야말로 성가신 존재가 아닐까. 듬성듬성 나기 시작한 새치 또한 '나이 탓이려니' 하고 무시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 '이제는 코털까지 관리해야 하냐?'며 거울 보기를 거부하는 귀차니스트라면 여성들에게 '비호감'이라는 딱지를 맞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즉시 바로바로 뽑아내고 파내지만 자칫 염증이 생겨 고생하는 등 부작용이 더 많다고 한다.
하지만 코털을 뽑거나 심하게 코를 후비다가 세균에 감염되면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손으로 뽑는 경우 손에 묻어있는 세균은 물론 코 속에도 손보다 많은 세균이 들어 있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중의 먼지나 세균 등을 일차적으로 걸러주는 곳이 바로 코털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털은 모공이 크고 피부에 깊숙이 박혀 있으므로 모공에 생긴 상처 속으로 세균이 들어가기 쉽다.
세균 때문에 염증이 생기면 코와 주변이 부어오르고 드물게는 뇌로 염증이 퍼져 뇌막염, 패혈증이 될 위험도 따른다. 코털을 잘못 뽑으면 사망의 위험까지 따르는 것이다. 물론 코털을 뽑는다고 모두 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주의하는 것이 좋다.
때문에 코털을 정리할 때는 족집게나 핀셋 등으로 뽑기보다는 미용가위, 코털 제거기 등을 사용해 코털을 깎아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겨드랑이털처럼 피부과에서 간편하게 제모를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정 강남이지함피부과 원장은 "간혹 코털 제모를 원하는 이들이 있지만, 현재 제모레이저로는 코털 제모가 어렵다"며 "코털은 그때그때 적당히 잘라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귀지=코털처럼 지저분한 것으로만 여기기 쉬운 귀지. 하지만 귀의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귀지선에서 분비되는 귀지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병원균에 대항하는 라이소자임, 지방 등의 여러 가지 성분이 들어 있어서 피부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먼지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이 고막까지 들어가지 못하도록 미리 막는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자꾸 귀지를 파내면 귀지를 만드는 귀지선을 자극, 오히려 더 귀지 분비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딱딱한 귀이개 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귀를 후비다가는 자칫 고막 손상, 외이도염 등이 생길 수도 있다. 귀를 후비다 귀지의 표피층이 떨어져 나가면 세균이 침입,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이런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한다. 외이도와 고막은 피부가 연약해서 쉽게 손상되는 부위로, 예전에 고막에 구멍이 났거나 귀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귀지는 굳이 파내지 않더라도 조금씩 밖으로 이동해서 배출된다. 귀지는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약 2.5~3㎝ 정도 길이의 '외이도'에 붙어 있는데, 외이도에는 조그만 섬모가 돋아 있어서 이 섬모가 귀지를 귀 밖으로 밀어내는 구실을 한다. 귀지의 이동속도는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비슷해 하루 0.05㎜ 정도다. 물론 귀지가 제거되는 속도보다 빠르게 만들어지거나 귀 안에 털이 많아 귀지가 자연배출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귀지를 안전하게 제거하려면 과산화수소수나 알코올, 베이비오일 등을 묻혀 외이도 겉에 있는 귀지만 부드럽게 닦아낸다. 후빈 귀지는 집먼지진드기의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에 잘 싸서 버려야 한다.
만약 귀가 막힌 느낌이 들고 소리가 작게 들리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것이 좋다. 귀지를 빨리 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목욕, 수영 등으로 귀에 물이 들어가면 귀지가 수분을 흡수해 팽창하면서 귀가 막히거나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한 가지, 젖은 귀지가 나오면 '염증이라도 생겼나?' 하는 걱정을 하기 쉬운데, 대부분은 별 이상이 없다. 원래 육식을 즐기는 백인, 흑인은 젖은 귀지가 많고 채식 위주의 동양인은 마른 귀지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이 고지방식 섭취가 늘면서 젖은 귀지가 늘고 있다.
◇새치=남들보다 빨리 생긴 새치는 물론 40대 이후에도 새치가 생기면 영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다.
가족들에게 '새치 좀 뽑아달라'며 아쉬운 소리를 해보지만 '뽑으면 새치가 더 많아진다'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정말 그럴까? 새치는 모근의 기능이 나빠지거나 이상 증식하는 게 아니라 모근 속에 있는 멜라닌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므로 뽑는다고 더 많이 나지는 않는다. 다만 뽑아도 모근은 그대로 있으므로 검은색 머리가 나기는 어렵다.
새치가 생기는 원인은 주로 유전적인 요인과 노화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새치는 노화로 인해 멜라닌의 양과 과립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생기는 새치는 유전적인 요인이 의심된다. 20대 젊은 나이에 새치가 생겼다면 가족 중에 새치가 빨리 생긴 경우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새치는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집안에 새치 있는 어른이 많으면 유전될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로 인해 새치가 생기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근의 신경 말단부에서 멜라닌 세포 형성을 억제하거나 파괴되면서 흰머리가 난다. 실제로 정신적인 긴장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연구원이나 작가 등에게 새치가 더 흔하다고 한다.
특정 질병 때문에 새치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또는 항진증을 비롯해 당뇨병, 악성 빈혈, 재생불량성 빈혈, 백반증, 자가면역질환 등이 그것이다. 또한 대상포진 같은 염증성 질환이나 원형탈모증을 앓고 난 후에도 새치가 생길 수 있다.
새치 걱정을 줄이려면 새치, 탈모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 등 검은색 식품을 가까이하면 좋다. 멜라닌 색소가 일종의 단백질로 이루어진 만큼 적당한 단백질 섭취도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새치 하면 신장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본다. 때문에 하수오나 지황처럼 신장의 기능을 돕는 약재를 차로 마시면 새치 개선 효과가 있다.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하수오는 차 외에도 가루나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간편하다. 지황은 쪄서 말린 숙지황, 찌지 않고 말린 건지황 모두 새치에 좋다. 이런 한방차는 하루 2회씩, 3개월 이상 꾸준히 먹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흡연과 과음은 두피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흡연, 음주로 인해 멜라닌 색소의 기능이 떨어지면 새치가 더 많아진다는 사실! 스트레스 해소나 충분한 휴식도 중요하다.
두피의 혈액순환을 위해서는 틈틈이 마사지를 해주면 좋고, 마사지를 하듯이 부드러운 브러시로 자주 빗어줘도 된다. 새치가 유난히 많은 부위의 두피를 볼펜처럼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 가볍게 두드리는 것처럼 눌러주는 방법도 좋다. 또는 손가락 안쪽을 이용해 눌러 준다.
새치가 많아지면 염색으로 새치 고민을 없애려는 이들도 많다. 염색을 하지 않으면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잦은 염색으로 인해 두피건강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예를 들어 염색약뿐만 아니라 문신, 옷 염색 등에도 쓰이는 PPD(파라페닐렌디아민)라는 성분은 피부염이나 천식, 신장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색을 할 때는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테스트를 하는 게 좋다. 염색약을 조금만 섞어서 손톱 크기로 팔의 안쪽이나 귀 뒤쪽에 바르고 1~2일 두어 피부 부작용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강남이지함피부과
이미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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