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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통합안 처리 10분간의 기록

야당, 본회의장 CCTV영상 공개
여.야 욕설과 몸싸움 벌어진 '아수라장'
(성남=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 광주.하남시와의 행정구역 통합안에 대한 의견 청취안을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10분만에 통과시킨 22일 새벽 의회 본회의장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민주당, 민노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이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한 당시 본회의장 내부 모습을 담은 CCTV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수라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22일 0시 10분. 민노당 김현경 의원과 민주당 정기영 의원 등 야당 의원 10여명이 의장석을 점거한 본회의장으로 한나라당 의원 5-6명의 호위를 받으며 김대진 의장이 들어섰다.

성남시 통합안을 처리하려는 김 의장에 맞서 야당 의원들은 의장석 옆 의사팀장 자리에 배수진을 치고 한나라당 의원과 시청 소속 청원 경찰, 의회 사무국 직원을 밀쳐내기 시작했다.

"이거 놔, 저리 못 가", "밀어붙여", "아악~". 멱살을 서로 잡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욕설, 야당 여성 의원들의 비명이 본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의장석에 있던 한 야당 의원은 2m가량 떨어진 의사팀장 석으로 몸을 던져 여당 의원의 진입을 막았고 1급 장애인인 민주당 정기영 의원은 의장석에 들어 누워 사수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거수, 거수" 소리가 들리더니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제히 손을 들었고 이어 김대진 의장이 통합안 찬성 가결을 선포하고 의사봉을 두드리려다 의사봉이 부러지자 오른손 주먹으로 벽면을 세 번 '탕탕탕' 두드렸다.

그러더니 김 의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 됐어, 나가자"라면서 본회의장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 시간이 0시 20분이었다.

통합안 처리를 막으려고 의장석을 사수하며 10여 분간 여당과 사투를 벌인 야당 의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넋을 잃은 모습이었고, 상황이 종료된 본회의장에는 넘어진 의자와 부러진 의사봉, 야당 의원들의 탄식소리만 남았다.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의회 속기사가 녹음기로 회의 진행 내용을 녹음했지만 녹음된 소리를 판독하기가 어려워 통합안 의결이 끝난 지 나흘째가 되도록 회의 내용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야3당은 CCTV 분석결과, 한나라당 단독으로 처리된 통합안은 그 절차상 위법한 것이 드러났다면서 통합안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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