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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격장 화재, 발화 3초만에 강한 폭발로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15명의 사망자와 1명의 중화상자를 낸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는 최초 발화 후 3초 만에 강력한 화염과 유독가스를 포함한 연기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이 공개한 사격장 실내 CCTV 화면에 따르면 불은 14일 오후 2시23분46초에 1번 사대에서 1.5m 떨어진 곳에서 강한 빛과 함께 시작된다. CCTV 화면을 보면 강한 섬광과 함께 붉은 화염이 번졌다.




불이 나기 1초 전에는 2,3번 사대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사격을 하고 있었고 최초 발화지점인 1번 사대 근처에는 잔류화약 등 진공청소기 속 쓰레기, 풍선, 형광등 등을 담은 쓰레기봉투가 놓여 있었다.

화재 발생 0.1초 후. 사격을 끝낸 일본인 관광객은 불이 난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총을 내려놓았으며 종업원도 표적판을 이동시켰다.

0.3초 후 1번 사대 근처에서 강한 섬광과 함께 불길이 시작된다. 불이 난 지 1초가 지나서야 일본인 관광객이 최초 발화지점인 1번 사대 쪽을 바라본다.

이어 3초 후 4,5번 사대에 있던 일본인 관광객과 종업원이 급하게 대피하려는 모습이 잡혔고 사격장 벽면 흡음재는 이미 불길이 옮겨져 있었다. 4초 후에는 사대 내부가 강한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인다.

경찰은 화재 발생 3초 만에 사대 출입문이 열렸다고 발표했다. 불이 난 지 3초 만에 엄청난 화염과 연기, 압력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박남규 국립 과학수사연구소 물리분석과장은 화재가 급격히 번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단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1번 사대 1.5m 근처에 수거한 잔류화약 등을 담은 쓰레기 봉투가 있었고 이 봉투에는 잔류화약 뿐 아니라 다른 가연성 물질도 있었다고 박 과장은 설명했다. 또 현장에서 수거한 터진 풍선에서도 많은 양의 잔류화약이 나왔다.

박 과장은 계란판 모양으로 생긴 폴리우레탄 재질의 흡음재 구멍 안쪽에 많은 양의 잔류화약이 쌓여 있었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착화원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다.

흡음재 속 잔류화약에 연쇄적으로 불이 붙으면서 마치 성냥갑 여러개에 동시에 불이 붙을 때처럼 급격한 연소와 강한 압력을 동반한 화학적 폭발이 함께 생기면서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는 것이다.

박 과장은 "사격을 하면 총탄 속 화약의 10% 가량이 격발 지점 반경 1m 내에 쌓인다"며 "잔류화약이 강한 화염과 압력, 많은 양의 연기를 뿜어낸 가장 유력한 가연성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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