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챔프전] KIA, 요미우리 화력 앞에 아쉬운 역전패

 

　역시 일본 최고의 명문팀은 무서웠다.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IA가 재팬시리즈 21회 우승에 빛나는 요미우리의 화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KIA는 14일 일본 나가사키 빅N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한일 클럽챔피언십에서 경기 후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4대9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이로써 지난 2005년 아시아시리즈로 시작된 아시아 클럽대항전에서 한국은 5년 연속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우승을 차지한 요미우리는 상금 2000만엔, KIA는 준우승 상금 500만엔을 각각 받았다.

　KIA는 선발 양현종이 빛나는 투구를 앞세워 경기 중반까지 리드를 이어갔으나, 3-1로 앞선 7회 수비때 한꺼번에 7점을 헌납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양현종은 5⅔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빼앗으면서 3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데뷔 첫 국제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요미우리 이승엽은 선발 1루수 겸 8번타자로 출전해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2루타 2개로 4타수 2안타 1득점의 호쾌한 타격을 선보였다.

　경기 중반까지의 흐름은 KIA가 주도했다. 1회말 선두 이종범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2루를 훔쳐 1사 2루의 찬스를 만들자 3번 나지완이 중전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KIA는 5회말 9번 이현곤, 1번 이종범, 2번 김원섭의 연속안타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은 뒤 나지완이 2타점 중전적시타를 터뜨려 3-0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요미우리 반격은 거셌다. 6회초 2사후 3번 오가사와라가 양현종으로부터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따라붙은 요미우리는 7회초 12명의 타자가 들어서 7점을 쏟아냈다.

　재팬시리즈 MVP 아베 신노스케가 역전 홈런포를 날렸다. 7번 아베는 무사 1,2루서 곽정철로부터 큼지막한 우월 스리런홈런을 빼앗으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8번 이승엽의 좌중간 2루타, 2사후 2번 마쓰모토와 오가사와라의 연속 볼넷으로 얻은 만루 기회에서 4번 라미레스의 2타점 적시타, 5번 가메이와 6번 구도의 적시타가 연속으로 터지며 승부는 요미우리 쪽으로 기울었다.

　KIA는 나지완이 혼자 3타점을 올리며 한국시리즈 MVP다운 활약을 펼쳤을 뿐, 4번 최희섭(3타수 1안타)과 5번 김상현(4타수 무안타)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 나가사키(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양팀 감독 말]
　▶KIA 조범현 감독=전체적으로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양현종이 잘 던졌고, 타자들도 상대투수들을 적절히 공략했다. 7회 불펜진이 조금 기대에 못미쳐 아쉬웠다. 사실 올시즌 우리가 손영민 곽정철 유동훈 등 세 명을 활용해 불펜을 운용했는데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많지 않아 오늘 경기에서는 긴장한 것 같다. 좋은 경험이 됐을거라 생각한다. 아베가 힘있는 타자라는 것을 알고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욕심을 냈는데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KIA가 올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지만, 한일전 마지막 한게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다. 그러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요미우리 하라 감독=올시즌을 상징하는 경기였다. 올해 우리 투수들은 3점으로 막고, 타자들은 4점을 뽑는 방식이었다. 오늘도 아베의 3점홈런이 터졌고 그러한 방식으로 이겼다. 이처럼 큰 대회에서 좋은 결과는 그러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KIA가 전통과 경험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 응집력도 좋았다. 윤석민 투수가 나와서 던졌다면 진검승부로 좋은 경기가 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 선발 양현종의 피칭을 보면서 한국대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투수라는 것을 느꼈다. KIA는 좋은 상대팀이었다. 우리가 이겼지만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상대팀 KIA 에게 경의를 표한다.

< scnewsra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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