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이후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퇴직설계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2010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 시행과 퇴직보험 폐지,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퇴직연금 시장에 대변화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발달된 퇴직연금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일본은 퇴직설계를 어떻게 할까. 미래에셋퇴직연금 국제세미나에 참석한 오누어 엘잔 맥킨지컨설팅 북미 투자총괄 파트너와 야마자키 �스케 일본 기업연금연합회 조사역으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미국의 401K는 근로자가 연금을 불입하고 기업이 추가로 납입해주는 제도지만, 일본의 확정기여(DC)형은 기업이 연금을 내주는 퇴직급여제도다.
◆ 보수적 일본인들도 DC형 퇴직연금 확대
= 야마자키 조사역은 "일본에는 퇴직연금이 노후를 대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축률 제로인 일본인 비중은 22.9%나 된다. 고령화 탓에 저축 여력이 줄었거나 빚을 얻어쓰는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노후 재테크를 위해 기업연금은 세제 혜택이 있으나 개인 은퇴상품은 세제 혜택 상품이 별로 없는 실정"이라며 "노후를 위해 최소 3000만엔이 필요하지만 퇴직금은 중소기업이 1000만엔, 대기업은 2000만엔에 불과해 나머지는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인들은 노후 재테크를 위해 장기 투자상품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60대 이상에게 판매해 70대 이후를 대비하는 상품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금융위기 이후 일반투자자는 물론 퇴직금으로 자산운용을 하려던 이들도 큰 타격을 봤지만, 노후 투자를 위해 DC형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성장이 정체되자 고용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10년간 젊은 층에서 프리타(비정규직이나 파견직) 비중이 늘어 골치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기업이 파견직 연금보험까지 부담하는 것은 무리고 비정규직은 또 저축할 여력이 없어 사회문제로 남았다"며 "월급과 퇴직금을 다 합친 총보수를 봐도 일본 정직원과 파견직은 최종적으로 3억엔이나 격차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를 고민하던 일본은 2001년부터 퇴직연금 제도를 개혁했다. DC형과 확정급여(DB)형을 차례로 도입해 기존 후생연금기금과 세제적격퇴직연금, 중소기업퇴직금공제 세 가지 제도에서 확대시켰다. DC형은 도입 8년 만에 근로자 10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됐다. 이는 생명보험사나 신탁은행뿐 아니라 은행, 증권, 손해보험사 등이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다.
일본은 DC형의 80%가 중소기업 위주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기업들이 DC형을 환영하는 이유는 회사 파산과 상관없이 퇴직급여가 확실하게 지급되는 데다 퇴직급여 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인센티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기여금은 전액 손비 인정을 받고, 운용이익이 비과세되는 등 세제 혜택이 커 경영자들이 제도 도입에 적극적이다.
◆ 美 은퇴 시점별로 자산배분하는 '타깃 데이트 펀드' 급부상
= 금융위기의 충격은 401K를 통해 주식에 투자했던 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그러나 미 퇴직연금사업자 매스뮤추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입자의 87%가 납입 수준을 유지했고, 2.4%는 납입 비중을 오히려 높였다. 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노후대비책에 대한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후 은퇴 대비 저축강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근로자 모두가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도록 하는 자동가입 개인퇴직계좌(IRA) 도입은 기존에 자율에 맡기던 방식에서 크게 탈피한 정책이다.
미국의 노후보장제도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보장 프로그램과 기업이 제공하는 퇴직연금, 개인저축으로 구분된다. 퇴직연금은 2008년 말 기준 DC형 가입자 비중이 66%고, DB형은 8%로 줄었을 정도로 DC형이 압도적이다. 26%는 DB와 DC형에 동시에 가입했다. 글로벌화로 기업들의 비용 절감 압력이 커지고 근로자 이직률이 상승하는 데다 은퇴자 수명이 연장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맥킨지컨설팅에 따르면 2012년께 DB형의 35% 이상이 동결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립 비율이 떨어져 추가 현금 부담금 납입도 필요한 실정이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적립 부족액이 2002년보다 40%나 증가했다.
DB형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낮은 채권으로 자산이 이동 중이다. 엘잔 파트너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의 저축률이 높아졌고, 투자자 교육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엘잔 파트너는 "기본투자 옵션으로 자산배분펀드가 선택되면서 2015년 전체 DC형 자금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로운 은퇴 상품은 자산보호 개념이 함께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보통 자산배분펀드의 60%를 주식에 투자하는데 그중 3분의 1이 성장성 높은 해외 주식이 차지한다고 한다. 엘잔 파트너는 특히 자산배분펀드에서 인덱스 투자(passive fund)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로부터 투명성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으로 인덱스에 대한 교육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은퇴 후 현재 월급의 70%가량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해서 매년 10~15%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DC형 추가납입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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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자키 조사역은 "일본에는 퇴직연금이 노후를 대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저축률 제로인 일본인 비중은 22.9%나 된다. 고령화 탓에 저축 여력이 줄었거나 빚을 얻어쓰는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노후 재테크를 위해 기업연금은 세제 혜택이 있으나 개인 은퇴상품은 세제 혜택 상품이 별로 없는 실정"이라며 "노후를 위해 최소 3000만엔이 필요하지만 퇴직금은 중소기업이 1000만엔, 대기업은 2000만엔에 불과해 나머지는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인들은 노후 재테크를 위해 장기 투자상품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앞으로 60대 이상에게 판매해 70대 이후를 대비하는 상품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금융위기 이후 일반투자자는 물론 퇴직금으로 자산운용을 하려던 이들도 큰 타격을 봤지만, 노후 투자를 위해 DC형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성장이 정체되자 고용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10년간 젊은 층에서 프리타(비정규직이나 파견직) 비중이 늘어 골치다. 야마자키 조사역은 "기업이 파견직 연금보험까지 부담하는 것은 무리고 비정규직은 또 저축할 여력이 없어 사회문제로 남았다"며 "월급과 퇴직금을 다 합친 총보수를 봐도 일본 정직원과 파견직은 최종적으로 3억엔이나 격차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를 고민하던 일본은 2001년부터 퇴직연금 제도를 개혁했다. DC형과 확정급여(DB)형을 차례로 도입해 기존 후생연금기금과 세제적격퇴직연금, 중소기업퇴직금공제 세 가지 제도에서 확대시켰다. DC형은 도입 8년 만에 근로자 10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됐다. 이는 생명보험사나 신탁은행뿐 아니라 은행, 증권, 손해보험사 등이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다.
일본은 DC형의 80%가 중소기업 위주라는 점도 특징적이다. 기업들이 DC형을 환영하는 이유는 회사 파산과 상관없이 퇴직급여가 확실하게 지급되는 데다 퇴직급여 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인센티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기여금은 전액 손비 인정을 받고, 운용이익이 비과세되는 등 세제 혜택이 커 경영자들이 제도 도입에 적극적이다.
◆ 美 은퇴 시점별로 자산배분하는 '타깃 데이트 펀드' 급부상
= 금융위기의 충격은 401K를 통해 주식에 투자했던 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그러나 미 퇴직연금사업자 매스뮤추얼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입자의 87%가 납입 수준을 유지했고, 2.4%는 납입 비중을 오히려 높였다. 30대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노후대비책에 대한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후 은퇴 대비 저축강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근로자 모두가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하도록 하는 자동가입 개인퇴직계좌(IRA) 도입은 기존에 자율에 맡기던 방식에서 크게 탈피한 정책이다.
미국의 노후보장제도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보장 프로그램과 기업이 제공하는 퇴직연금, 개인저축으로 구분된다. 퇴직연금은 2008년 말 기준 DC형 가입자 비중이 66%고, DB형은 8%로 줄었을 정도로 DC형이 압도적이다. 26%는 DB와 DC형에 동시에 가입했다. 글로벌화로 기업들의 비용 절감 압력이 커지고 근로자 이직률이 상승하는 데다 은퇴자 수명이 연장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맥킨지컨설팅에 따르면 2012년께 DB형의 35% 이상이 동결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립 비율이 떨어져 추가 현금 부담금 납입도 필요한 실정이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적립 부족액이 2002년보다 40%나 증가했다.
DB형은 최근 시장 변동성이 낮은 채권으로 자산이 이동 중이다. 엘잔 파트너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인의 저축률이 높아졌고, 투자자 교육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엘잔 파트너는 "기본투자 옵션으로 자산배분펀드가 선택되면서 2015년 전체 DC형 자금의 4분의 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로운 은퇴 상품은 자산보호 개념이 함께 들어가게 된다"고 전했다.
보통 자산배분펀드의 60%를 주식에 투자하는데 그중 3분의 1이 성장성 높은 해외 주식이 차지한다고 한다. 엘잔 파트너는 특히 자산배분펀드에서 인덱스 투자(passive fund)가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로부터 투명성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고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성장으로 인덱스에 대한 교육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은퇴 후 현재 월급의 70%가량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해서 매년 10~15%의 자금을 준비하고 있다.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DC형 추가납입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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