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백신 우선 접종을" 목소리 높아져
(수원.청주.전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전국적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됐거나 유사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16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전국의 고교와 고3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대응 조치라고는 손 씻기의 생활화와 마스크 착용 권장, 발열검사, 증상이 있는 학생 귀가 조처, 신종플루 확진 학생 등교 중지를 하는 데 그쳐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날부터 시작된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시험 준비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종일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고3 수험생에게 최우선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 확산방지 총력.."휴업 쉽지 않아" = 15명이 치료를 받는 춘천 A여고는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생과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고 있으며 수준별 이동수업 중단, 화장실 층간 이동 사용을 금지하는 비상 조처를 내렸다.
또 6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치료를 받는 인근 B고도 매일 2∼3회 발열 체크를 하면서 의심 학생을 귀가시키고 있으며 가족 중 감염자가 있는 학생에게는 학교에 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지난주 3일간 전체 휴업한 대구의 C고교 관계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우려했던 신종플루가 유행해 휴업했다"며 "주말이 지나면서 환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남 D고교는 지난주 신종플루 확진자가 늘어나자 임시 휴업을 한 닷새동안 수능 준비에 초조해 하고 있는 3학년은 감염자와 의심증세가 있는 학생을 제외하고 전원 등교하도록 하는 '고육책'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까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학생 43명이 한꺼번에 결석한 충북 영동의 Y고 김모 교장은 "휴교나 휴업 등도 검토했지만 수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태"라며 "수시로 발열 검사를 벌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귀가시키는 것 외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청주 K고 김모 교장도 "아침에 보건교사로부터 환자 발생 현황을 보고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담을 쌓아 신종플루를 막을 수도 없고.."라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학교 관계자들의 애타는 심정을 드러냈다.
◇ "수험생에게 백신 우선 접종을.." 학교마다 '아우성' =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잡혀 있는 '고3 학생들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주 한일고 안승관 교장은 "고3 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은 일생에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학생들이 신종플루 걱정으로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험생들이 안심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접종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전주 해성고 한귀석 교장도 "수험생에게는 심리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더구나 시험 준비로 체력이 크게 떨어져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 고3 학생을 먼저 접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고 이차남 보건교사는 "면역 효과가 나타나는 데 8∼10일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수험생에 대한 백신 접종을 더 늦춘다면 예방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 학원가 신종플루 '사각지대'..대책 마련해야 = 신종플루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금도 전국 학원가는 여전히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특히 고3 수험생들마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휴업 조처된 학교를 벗어나 학원가로 발길을 돌리면서 신종플루 확산의 '중심'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학원들이 일부 발열 검사를 실시하는 등 신종플루 감염 우려에 대해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는 등 사실상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26일 저녁 우리나라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학교를 마친 학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국.영.수 학원에 매일 다닌다는 심모(17)양은 "학원에서는 열도 재지 않고 손 소독제도 어쩌다 뿌려주는 등 특별히 하는 게 없는 데도 아이들이 빠지지 않는다"며 "빠지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미리 낸 비싼 학원비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같은 날 저녁 노원구 중계동의 학원가 인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신종플루로 학교 휴업 조처가 내려진 동안 고3 자녀를 학원에 보내거나 특별과외를 받게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수원 C고교 3학년 자녀를 둔 한모(46.수원시 장안구)씨는 "학교가 휴업 중이지만 수능시험이 코 앞이라 학원에는 가도록 했다"며 "'우리 아이 같은 반에는 휴업 기간에 특별과외를 받는 친구들도 있다더라'는 말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학교의 한 고3 수험생은 "요즘 학원 선생님이 수능에 꼭 나올 만한 문제를 총정리하고 있어 하루라도 빠지면 지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차라리 수능 때까지 학교가 휴업하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게 좋겠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학원 측은 학교보다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관리는 어렵다"는 입장이며, 휴원 등 극단적 조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yw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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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청주.전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전국적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됐거나 유사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16일 앞으로 성큼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전국의 고교와 고3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초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일선 학교의 대응 조치라고는 손 씻기의 생활화와 마스크 착용 권장, 발열검사, 증상이 있는 학생 귀가 조처, 신종플루 확진 학생 등교 중지를 하는 데 그쳐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날부터 시작된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시험 준비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종일 집단생활을 해야 하는 고3 수험생에게 최우선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 확산방지 총력.."휴업 쉽지 않아" = 15명이 치료를 받는 춘천 A여고는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학생과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고 있으며 수준별 이동수업 중단, 화장실 층간 이동 사용을 금지하는 비상 조처를 내렸다.
또 6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치료를 받는 인근 B고도 매일 2∼3회 발열 체크를 하면서 의심 학생을 귀가시키고 있으며 가족 중 감염자가 있는 학생에게는 학교에 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지난주 3일간 전체 휴업한 대구의 C고교 관계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우려했던 신종플루가 유행해 휴업했다"며 "주말이 지나면서 환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남 D고교는 지난주 신종플루 확진자가 늘어나자 임시 휴업을 한 닷새동안 수능 준비에 초조해 하고 있는 3학년은 감염자와 의심증세가 있는 학생을 제외하고 전원 등교하도록 하는 '고육책'을 시행했다.
이 때문에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까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했다.
이날 학생 43명이 한꺼번에 결석한 충북 영동의 Y고 김모 교장은 "휴교나 휴업 등도 검토했지만 수능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태"라며 "수시로 발열 검사를 벌여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귀가시키는 것 외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청주 K고 김모 교장도 "아침에 보건교사로부터 환자 발생 현황을 보고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담을 쌓아 신종플루를 막을 수도 없고.."라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학교 관계자들의 애타는 심정을 드러냈다.
◇ "수험생에게 백신 우선 접종을.." 학교마다 '아우성' =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다음 달 중순 이후로 잡혀 있는 '고3 학생들에 대한 신종플루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주 한일고 안승관 교장은 "고3 학생들에게 수능시험은 일생에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학생들이 신종플루 걱정으로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험생들이 안심하고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접종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전주 해성고 한귀석 교장도 "수험생에게는 심리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더구나 시험 준비로 체력이 크게 떨어져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 고3 학생을 먼저 접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고 이차남 보건교사는 "면역 효과가 나타나는 데 8∼10일 걸리는 점을 고려할 때 수험생에 대한 백신 접종을 더 늦춘다면 예방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 학원가 신종플루 '사각지대'..대책 마련해야 = 신종플루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금도 전국 학원가는 여전히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특히 고3 수험생들마저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휴업 조처된 학교를 벗어나 학원가로 발길을 돌리면서 신종플루 확산의 '중심'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학원들이 일부 발열 검사를 실시하는 등 신종플루 감염 우려에 대해 나름대로 대처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한계를 분명히 드러내는 등 사실상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26일 저녁 우리나라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학교를 마친 학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국.영.수 학원에 매일 다닌다는 심모(17)양은 "학원에서는 열도 재지 않고 손 소독제도 어쩌다 뿌려주는 등 특별히 하는 게 없는 데도 아이들이 빠지지 않는다"며 "빠지면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고 미리 낸 비싼 학원비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같은 날 저녁 노원구 중계동의 학원가 인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신종플루로 학교 휴업 조처가 내려진 동안 고3 자녀를 학원에 보내거나 특별과외를 받게 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수원 C고교 3학년 자녀를 둔 한모(46.수원시 장안구)씨는 "학교가 휴업 중이지만 수능시험이 코 앞이라 학원에는 가도록 했다"며 "'우리 아이 같은 반에는 휴업 기간에 특별과외를 받는 친구들도 있다더라'는 말을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 학교의 한 고3 수험생은 "요즘 학원 선생님이 수능에 꼭 나올 만한 문제를 총정리하고 있어 하루라도 빠지면 지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차라리 수능 때까지 학교가 휴업하고 학원에서 공부하는 게 좋겠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학원 측은 학교보다 감염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관리는 어렵다"는 입장이며, 휴원 등 극단적 조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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