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일당독재를 무너뜨리고 첫 집권한 민주당 내각이 출발부터 난항에 직면했다.
총 17명의 각료로 포함된 하토야마 1기 내각이 출범한 직후 금융시장에서는 '경계감'이, 관료사회에서는 '저항감'이 각각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총리의 첫 각료 인사에 대해서 "베타랑을 중시한 연공서열 내각"(니혼게이자이신문) "공격과 수비의 절묘한 배치"(요미우리신문)라는 평가들이 나왔다. 그러나 신임 장관들이 첫 기자회견을 통해 과거 집권당인 자민당과 밀착관계를 유지해 왔던 재계와 관가를 겨냥해 날카로운 개혁 공세를 펼치고 나섬으로써 당분간 일본의 국정 운영은 관료사회와 재계의 불안감 속에 얼마나 원만하게 정책협조를 이끌어내느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1기 내각의 첫날인 17일에도 "후기고령자의료제도 폐지하겠다"(나가쓰마 후생노동상)거나 "일본항공 경영재건회의 백지화"(마에하라 국토교통상), "일본우정사장 사임하도록 권고"(하라구치 총무상) 등 기존의 국가 정책을 뒤엎는 신임 장관들의 소신 발언이 각 부처마다 잇따랐고 일본의 관청가(가스미가세키)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하토야마 총리도 직접 나서 "내년 예산안을 전면 재검토해서 세금 낭비요소를 더 찾아내고 국민 생활지원 재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경기부양 출구정책은 물론 예산.통화정책의 기본골격이 전면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환율.재무정책을 총괄할 후지이 신임 재무상도 "달러 강세.엔화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뒤 "인위적인 시장개입이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재무상들이 취임 직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왔던 점을 감안할 경우 '상당히 이례적인 발언'이라는게 시장 평가다. 17일 도쿄증시에서 엔화값은 달러당 91엔대로 밀리며 최근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후지이 재무상의 이날 발언은 엔화강세, 주가약세를 더욱 부추킬 수 있는 부정적인 시장재료로 간주되고 있다. 후지이 재무상은 이같은 시장불안을 의식해 지난 86~87년에 대장성 재무관(차관급)을 지냈던 교텐 도요오 국제통화연구소 이사장을 특별고문으로 위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지이 재무상이 1기 내각에서 최고령(77세) 장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성의 주요 정책결정은 '올드보이'들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토야마 1기 내각은 참의원 출신의원들이 이례적으로 4명이나 포진됐고 정책 성향이 판이한 연립정권 당수(2명)와 이공계출신 장관(4명)들이 대거 배치된 점이 두드러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아소정권의 마지막 내각(평균연령 58.2세) 보다 장관들의 평균연령이 2세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관가의 불안감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 = 채수환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
'아무나 자유글 올리는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놀랍고 신기한 자전거 베스트 7 (0) | 2009.09.17 |
---|---|
빌 게이츠 딸 '제니퍼' 13살 맞아? 수퍼모델급 미모, 성숙미 화제 (0) | 2009.09.17 |
`22일은 차 없는 날'…"승용차 운전마세요" (0) | 2009.09.17 |
여중생, 친구 따돌림에 교실에서 흉기 휘둘러 (0) | 2009.09.17 |
이쑤시개 600만 개로 만든 ‘이쑤시개 도시’ (0) | 2009.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