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무나 자유글 올리는곳

010 보다 011 좋아…2G폰 이상 열풍

정부에서 사용 편의성을 들어 이동통신 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려 하지만 소비자들은 011 번호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휴대폰 업체들도 010 외에 기존 번호(011~019)를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2세대(2G) 휴대폰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연내 010 번호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SK텔레콤 010 번호를 보유한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 중 68.8%인 1639만명, KT는 85.1%인 1251만명, LG텔레콤은 73%인 622만명을 각각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4707만명) 중 74.7%(3513만명)에 달하는 수준이다.

2004년 정보통신부에서 3세대 이동통신에 한해 전화번호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한다고 발표한 후 6년 만에 74% 이상이 010으로 번호를 옮긴 셈이다. 당시 정통부는 010으로 통합하면 번호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굳이 식별번호를 누르지 않고도 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통합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2009년 12월까지 010 가입자가 80%를 넘게 되면 010 번호로 강제 통합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010 연내 통합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 가입자들의 기존 번호, 특히 011 선호가 식을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전체 가입자 중 21.7%(517만명)가 011 번호를 쓰고 있다. 심지어 KT 가입자 중에서도 고유 식별번호인 016이나 018 사용자(각각 5.5%, 1.0%)보다 011 번호를 사용(5.6%)하는 가입자가 많다. LG텔레콤도 고유 번호인 019 번호 유지자(7.9%)보다 011 번호를 사용하는 가입자(10.1%)가 많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휴대폰 업체들은 새로운 2G 휴대폰을 내놓고 있다. 010으로 바꾸지 않아도 되는 삼성 에나멜폰은 올해 상반기에만 100만대 넘게 팔렸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2G 터치폰햅틱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이다.

팬택계열도 최근 스카이 2G 전용폰 '틸트(IM-S480S)'를 출시했다. SK텔레콤 고객 중 절반가량이 2G폰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발상' 마케팅인 것이다. 틸트는 폴더 타입의 날렵한 디자인에 전자사전 기능과 지상파 DMB 등 실속 있는 기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모토롤라도 2G 풀터치폰 '모토프리즘'에 이어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2G 제품을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010으로 통합하지 못한다는 것은 3세대 이동통신이 영상전화가 가능하고 데이터통신도 2세대에 비해 월등하지만 이 같은 기능에 가치를 못 느끼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 최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