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나오는 전쟁터 같다"
14일 오전 7시(현지시각)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칭하이성 위수 티베트자치주 위수현의 주민 바거(巴格)는 이날 아침 자다가 지진을 감지하고 집밖으로 피신해 겨우 죽음을 면했다. 그는 "마을이 폐허로 변했다. 건물 더미에서 끌어낸 시체가 수습되지 않아 길바닥에 널려 있어 이곳이 바로 전쟁터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위수현에서는 현재까지 600명 가까운 사망자와 8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흙과 나무로 지어진 이 지역 가옥은 내진과는 거리가 멀어 90% 이상이 붕괴됐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거처할 천막과 먹을 물 부족 등 때문에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통받고 있다. 위수현 친잉(秦鷹) 부현장은 "물과 식량은 이틀 가량 버틸 수 있을 것 같지만 천막과 약품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위수현은 평균 해발 5000m에 육박하는 고원지대로 일교차가 심해 낮 최고기온이 9도이지만 밤에는 영하 3도까지 떨어진다.
친 부현장은 지진으로 도로가 훼손되면서 구조용 중장비나 의료설비가 현장까지 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벼운 부상자들은 공터 같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여진도 이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지진국 현장급파팀은 지금까지 606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규모 4.0 이상이 4차례나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2008년 쓰촨 대지진을 겪은 바 있어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1차 구조요원 5000명 투입했으며 재정부는 2억위안의 예산을 긴급 배정했다. 또 간쑤ㆍ광둥ㆍ쓰촨 등의 군 병력 700여 명이 파견돼 구조에 돌입했다. 무장경찰 부대도 600명을 급파한 데 이어 칭하이 일대의 병력 2100명을 추가로 파견할 방침이다. 베이징 시의 경우 구조 지원팀을 결성하고 성금 1000만위안과 각종 구호 물자를 전달하기로 했다.
민간 NGO 등도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西寧)에 집결해 정부의 통행 허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지진은 국가 차원의 대규모 이벤트인 상하이 엑스포를 보름 가량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서남부 지역에서는 10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 계속됐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3개월 전에 8만6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바 있어 '국가형 이벤트 증후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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