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무나 자유글 올리는곳

허리 통증이 없는데 디스크라니요?


우리나라에는 40대의 40%, 50대의 50%, 70대의 100%가 허리디스크 환자라는 말이 있다. 이 표현대로라면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있는 중년 이상의 성인들의 모습을 대한민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실제 속뜻은 이러하다. 아무런 통증이 없는 대다수의 정상인들도 MRI 사진을 찍어보면, 척추 뼈 사이 디스크(추간판)가 삐져나와 있는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는 말이다.

이같이 전형적인 허리디스크 증상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MRI 상 허리디스크로 나타나는 것을 가리켜 '무증상 디스크'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년 이후 진행되는 노화 현상으로 인해 어떠한 통증이나 신경 증상을 일으키지 않고도 디스크가 탈출되는 무증상 디스크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허리디스크는 병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는 것. 이 경우 굳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치명적인 외상이나 잘못된 자세에 의해 실질적인 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관찰하며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다는 설명이다.

신경외과 전문의 양경훈 박사(여러분병원 신경외과 과장)는 "MRI 사진만으로 허리디스크 진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허리디스크의 진단을 위해서는 MRI 사진과 더불어 환자의 병력과 전형적인 허리 디스크 통증 및 신경증상의 동반여부를 구체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사진 상 이상이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디스크(추간판)를 잘라내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허리디스크 진단 시 MRI와 CT, X레이 등을 통해 척추의 형태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허리디스크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 또한 세밀하게 파악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즉, 허리디스크가 발병하면 척추 사이 디스크(추간판)가 탈출되어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 때 신경에 발생한 염증이 다리와 팔로 뻗어나가면서 가져오는 통증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러한 통증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기존에는 환자가 스스로 설명하는 증상의 정도에만 의지하여 진단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외선 체열 촬영과 근전도 검사, 디스크 조영술, 척수 특수 조영술 등이 등장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전문화된 방법으로 통증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이 중에서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적용하게 된다.

양경훈 박사는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요통 환자들이 스스로 허리디스크라고 자가 진단하여 전문의의 도움 없이 민간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으로 질환을 오히려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요통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되며 그중 일부가 허리디스크를 원인으로 하는 요통 유발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허리디스크는 특히 요추염좌척추관 협착증, 척추 분리증, 강직성 척추염 등의 다른 척추 질환과 증세가 비슷하므로 이 분야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의를 통해 면밀한 진단을 받아 올바른 치료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한다.

스포츠서울닷컴 헬스메디 김효정 기자 webmaster@healthmedi.net
- 대한민국 스포츠 연예 뉴스의 중심 스포츠서울닷컴
Copyrights ⓒ 스포츠서울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